국민의 채찍은 누구의 등짝을 때리는가?
- Posted at 2008/09/30 08:00
- Filed under 조국 밖에서 조국을 보다
대통령은 무한질주, 그러나 국민은 불행하다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헤겔의 첫 번째 사물의 합법칙성은
'모든 사물은 정(正)이 있으면 반(反)이 있고 이것이 합(合)의 과정을 통해 진화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불변의 진리로 입증되었다고 주장한다면 나의 무지의 소치인가? 두 번째 합법칙성은 '부정의 부정'이다. 사물의 현상과 본질을 꿰뚫어 보며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창조와 발전의 전제 조건이지 않을까?
헤겔의 세 번째 양질전환법칙은 바로 촛불집회의 명제가 맞닿아 있다.
현 정부의 시책이 잘 못되었음을 수백만의 국민들이 반대하며 촛불을 들었다. 생각해 보라. 시청광장에 100명이 1주일 촛불 시위를 한 것과 수백만의 국민이 수백일 동안 촛불을 들은 것이 과연 얼마나 큰 차이를 내포하고 있는지? 문제는 그 수많은 국민들(양)의 요구가 정부의 정책(질)로 전환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불행이다.
대한민국은 불과 몇 개월 동안 정(正)이 반(反)이 되고 반(反)이 정(正)이 되었다. 부정(否定)의 부정(否定) 과정도 거쳤다. 그리고 수많은 양(量)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질(質)로 전환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법치국의 국가이고 의회주의 국가이다. 이럴 때 폭력혁명을 하자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합법적 공간에서의 대의 이러한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 안을 대의 민주주의의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할 세력은 누구인가? 바로 야당이다.
용어의 의미는 존재를 규정한다.
야당은 ‘재야정당(在野政黨)’의 준말로 그야말로 여당(與黨)에 대비되는 들판에 있는 정당이다.
영어로 야당<Opposition Party>반대하는 정당이다. <반대>라는 말을 <부정적 이미지>로 치환하지 말라. 일제시절 일본의 식민통치에 <찬성>하면 그것이 매국이고 <부정적 이미지>의 극치이다.
일제 반대해 독립운동을 했던 것이 얼마나 의로운 반대인가? <반대>가 정의요 선의 경우라면 치열하게 반대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나는 전두환의 군가독재에 반대했고 2년 감옥살이까지 했지만 그것이 티끌만큼도 부끄럽지 않다.
반대가 애국이고 국리민복이라면 반대하고 또 반대하라.
지금 내가 속해 있는 민주당은 대단히 야속하게도 위치선정이 잘 못 되었다. 정부 여당이 실책을 내놓으면 반대본능이 있어야 하고 왜 이렇게 민감하고 중요한 정책을 국민들이 반대하지 않는가? 고민하고 반대를 확산하고 반대를 조직화하는 것이 야당의 생존의 법칙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것이 어찌 된 일인가? 반대의 물결에 바짓가랭이 물 젖는 걱정만 하고 있지 않았는가?
미국산 쇠고기, 경부대운하, 건강보험 민영화, 방송탄압 등등 정부 여당의 야심찬 음모를 국민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반대하면 민주당도 불같이 일어나 몸을 던져 반대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것을 조직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반대의 불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궁지에 몰린 정부 여당에 삶의 활로를 뚫어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 국회개원 협상이었고 그 클라이맥스가 영수회담이었다.
이제 정부 여당은 두려움이 없어졌다.
영수회담 후 얼마나 해피하면 청와대 대변인이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라고 논평을 했겠는가? 한국 야당사에 "이 보다 더 수치스런 일이 있었던가?" 통탄 할 일이다. 말을 때려야 할 채찍을 말에게 맡기면 그 채찍이 고스란히 누구의 등짝을 때리겠는가? 청와대 대변인의 독약 바른 논평을 듣고도 밥이 넘어 가는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정권에게는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도 진정한 야당의 몫이다. 반대가 약이고 협력이 독일 때가 있다. 정부 여당이든 야당이든 마찬가지이다. 지금이 그 시기이다. 최문순의원의 지적처럼 언제 민주당이 반대해서 정부 여당이 위기가 왔는가? 민주당이 반대할 의지와 실천과 힘이 있었는가? 정부 여당이 싸질러 놓은 똥물을 왜 이제 와서 같이 뒤집어쓰려고 그다지도 열심인가?
민주당은 여당이 아니고 야당이다.
국정은 어차피 정부 여당이 이끌어 간다. 잘 하는 것은 그냥 발목만 안 잡으면 되고 잘 못된 것이 있으면 철저하게 반대하면 된다. 힘도 없고 국민 지지도 낮은데 야당의 주제를 벗어나 공연히 여당 흉내 내지 말라. 야당이 협력해서 경제가 잘 풀려도 그것은 여당의 공이 된다. 반대하는 것도 공부 열심히 해야 하고 용감해야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야당은 헛발질 않고 제대로 된 반대만 열심히 해도 충분히 국가와 민족 앞에 떳떳이 그 몫을 다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제대로 된 반대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고 현장에 나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민주당의 목표도 정권 장악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청와대에 가서 골백번 밥 먹어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민주당 예뻐하지 않는다. 권력은 청와대에서 나오지 않는다. 국민들로부터 나온다.
야당은 정부 여당의 실책을 반대하고 그 반대 세력을 규합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산다. 찬성이 최선의 정책일 때도 있지만 반대가 최선의 정책일 때도 있는 것이다. 찬성의 몫은 여당이 반대의 몫은 야당이 나눠 갖고 그것으로 다음 대선에서 결판을 내자. 제대로 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 책임은 여당이 잘 못된 정책을 제대로 반대하지 못한 책임은 야당이 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중국처럼 일당독재 국가가 아니다.
전체 국민들의 휴일 날짜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국가가 아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하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해서 정부의 잘못 된 정책을 핀셋으로 찍어내 반대하고 또 반대하라. 지금과 같은 막가파식 독재정부 역사의 선이다.
놀라지 말라. 반대를 두려워하지 말라. 반대를 악으로 규정하지 말라. 될 때까지 반대하라. 정치학 성경 야당편 1장 1절의 말씀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국민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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