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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청래입니다. 여기는 중국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그래도 저의 친구는 인터넷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 한마디 하는 것이 온통 머릿속 CPU를 굴려야 겨우 대화가 가능한 절대고독 속에 삽니다.

짧은 한 문장을 말하기 위해 1분을 골똘히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끔 TV에서 아는 단어가 튀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컴퓨터를 켜면 온통 아는 말과 아는 단어가 저를 유혹합니다.

저는 80년대 말 목포교도소 감옥에 있을 때 보행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습니다. 하루에 한번 있는 1시간의 운동시간이 참 꿀맛 같았습니다. 1개월에 단 1회 허용되는 면회 시간은 형용하기 어려운 황홀함이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그 깊이를 알 수가 없습니다. 한통의 편지가 얼마나 사람을 뜨겁게 하는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희열을 알지 못합니다. 창살 밖 쥐들과도 대화하고 운동장 한켠에 피어나는 이름없는 꽃들과도 대화를 합니다.

지금 저는 이국 땅 중국에서 자율적 감옥에 살고 있습니다. 말의 감옥에서 지내고 있다 보니 말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주객관적 환경은 참 소중합니다. 보행의 자유는 있으되 실질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자유는 자율적 억제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그나마 인터넷이라는 인류의 축복인 대화의 기기가 있었기에 이렇게 여러분들과 소통을 할 있습니다.

 

흔히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라지면 소중하고 없어지면 아쉬운 것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잡을 수 없고 느낄 수 없지만 공기가 사라지면 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유가 그러합니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민주정부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빼앗기고 나서 더욱 절실하게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여러 가지 공과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중에서 가장 큰 공이라면 IMF 극복과 남북관계의 진전 그리고 말할 자유를 꼽고 싶습니다.

요즘 그 말 할 자유를 억압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부르기에도 좀 민망한 <최진실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촛불 정국 초기부터 항상 강조하고 경계해 왔듯이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말 할 자유를 누리는 공간은 오프라인은 광장이고 온라인은 방송, 신문, 인터넷입니다.

독재정부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고 국민들이 듣기 싫어하는 정권의 홍보논리만을 주입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공간은 경찰이 명박산성을 쌓고 집시법으로 조사하고 감옥에 쳐 넣고 하는 공포정치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방송은 이미 KBS를 대표적으로 국정홍보 앵무새 방송국으로 작업중입니다. 신문이야 어차피 조중동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으니 이제 조중동에게 방송진출이라는 떡고물만 던져주면 되고 마지막 목표는 인터넷 국가보안법 제정입니다. 인터넷은 원래 야당 기질이 강한 동네이고 전파력도 빠릅니다.

방송과 인터넷을 잠재우지 않으면 정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정권은 촛불정국 때 신물이 나도록 학습한 것이지요. 설령 인터넷 국가보안법이 제정되지 않더라도 논란의 국면에서 저들은 협박과 경고로 일정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을 기대하고 있기에 사이버 모욕죄는 계속 논란을 세차게 할 것 같습니다. 으름장 놓는 효과는 충분히 있으니까요.

현 정국은 미국발 경제위기를 둘러싼 공방과 언론의 문제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경제위기가 모든 이슈를 삼킬 공룡이라면 언론문제는 여타 모든 이슈를 어떻게 포장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정치 구경꾼 층에게 어떻게 정보와 뉴스를 가공해 전달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관건입니다. 정치 게임은 게임의 당사자에 의해 판갈음나기 보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어느 선수에게 박수를 치느냐가 승부처입니다. 그게 바로 여론입니다.

여러분들께 한 가지 부탁을 하려고 합니다. 이제 국정감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원래 국정감사는 야당의 무대입니다. 그동안 민주당에게 워낙 실망하고 지쳐있으시겠지만 국정감사 기간에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도 네티즌들의 정책 제안이나 정보 제공은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문광위를 하면서 조선일보의 오보를 많이 지적할 수 있었던 것도 네티즌들의 제보가 컸습니다.


국정 감사 기간에는 보좌진들도 의원회관에서 철야를 합니다. 그들도 힘듭니다. 여러분들 중 정보와 자료가 있으면 전화를 하던 홈피에 쓰든 참여를 해주시면 보람을 느끼실 것입니다. 특히 내부의 비리 정보는 결정적입니다. 국회의원들이 똑똑하고 정보가 많은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2006년도 문화일보 강안남자 국감도 사실 주변의 권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문화일보가 포르노 소설 <강안남자>를 연재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자기들이 아고라 같은데 찾아와서 협조를 구해야지 우리가 미쳤다고 협조를 하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고 어쩌면 우리가(여러분들이) 더 절실한 존재이니 그렇게 하시면 어떻겠냐는 부탁입니다.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시간이 없습니다. 국정감사 때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국정감사 후에는 본격적인 악법들이 줄을 지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게 됩니다.

메인 게임은 이 때 시작됩니다. 여러분들이 그렇게도 원망하는 국가보안법 폐지가 왜 안 되었습니까? 저들은 죽을 각오로 몸으로 막을 태세였는데 우리는 몸싸움과 파행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통과시키려 하는 신문법, 방송법 사이버 모욕법 등은 국민들이 국회에서 막을 수 없습니다.

본회의장 입장이 허용된 국회의원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 국정감사 때 야당 국회의원들이 기세가 올라야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정감사 때 체력보강을 해야 합니다. 그 체력으로 악법도 막아내고 내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치뤄야 합니다.

앞으로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이 향후 4년을 좌우합니다. 만약 이번 가을 정기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의도하는 대로 끌려만 가지 않으면 버티기만 해도 제도권 정국은 급반전을 할 것이고 한나라당은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박근혜 그룹이 MB를 치고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씨름판처럼 상대방의 힘으로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도 있습니다. 전제조건은 야당이 옥쇄를 각오로 전투를 벌어야 합니다. 또한 그 전제로 승리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바로 그 자신감을 이번 국정감사에서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밧데리 충전을 위해 아고리언을 비롯한 네티즌들이 국정감사에 함께 참여하고 잘했을 때는 홈피에 방문해 응원 글을 남기는 것도 매우 큰 참여의 힘입니다. 저도 홈피에 응원 글이 올라오면 더욱 열심히 하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회의원들 보기보다 민감합니다. 여러분들이 홈피에 올리는 하나하나 모두 읽어 본다고 생각하시면 틀림이 없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와 정기국회 기간 동안 항상 이슈가 생산될 곳은 대략 문방위, 지경위 그리고 법사위 정도입니다. 문방위에서 가장 뜨겁게 맞붙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4년 동안 했던 활동이 모두 180도 바꾸는 것이 한나라당의 목표일 것입니다.

그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제 심정도 말이 아닙니다. 쳐다보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은 우선 막아 놓고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3개월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미워도 그래도 한나라당에 맞서 한마디라도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스피커는 야당입니다.

 

여러분 민주당을 부탁합니다. 3개월만이라도 지금까지의 원망을 잠시 접고 열심히 싸워달라는 응원을 부탁합니다. 이런 부탁드릴 자격도 처지도 못되지만 염치없이 또 이런 부탁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래도 손 벌릴 곳은 여러분 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오늘 이 글을 끝으로 잠시 잠수를 탈까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요즘 너무 많이 글을 올렸던 것 같습니다. 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가 너무도 많았었나 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글을 쓰고 싶겠지만 여러분들을 믿고 참겠습니다. 제대로 말의 감옥속으로 들어갑니다. 여러분들이 올리는 글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지혜를 배우겠습니다. 저는 감옥 속으로 가지만 대한민국이 말의 감옥 속에 구속 수감되는 경우는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막아야 합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을 부탁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나팔꽃들과 대화를 하다가 지치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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